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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박사 2014 : 류유선 : 가구화(Householding)과정에서 나타난 미등록이주여성의 가족관계의 변화에 관한 연구
글쓴이 관리자 작성일 2016-04-20 22:58:00
가구화 과정에서 나타난 미등록이주여성의 가족관계의 변화에 관한 연구 

주제: 미등록이주여성, 가구, 가구화, 가족관계, 가족실행, 여성 가장 초국적 가족, 여성 가장 가구, 불법 과 불법성, 불법이주민, 초국주의, 이주의 여성화, 사회적 재생산 

국문요약: 
이 논문은 이주과정에서 미등록이주여성이 사랑과 결혼, 출산과 양육 등 가족을 구성하고 유지하는 맥락을 통해 변화중인 가족관계를 여성의 관점에서 해석하는 연구다. 이는 기존 연구가 재생산영역과 노동이라는 분리된 범주로 논의된 것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이주여성연구가 생애과정의 한 단계로써 결혼과 임신, 출산과 양육뿐만 아니라 노동을 동시에 수행하는, 생산과 재생산을 통합적으로 수행하며 가족만들기를 실행하는 여성개인과 이들이 재구성하고 재생산하는 가족에 대한 분석으로 확장되어야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미등록이주여성의 가족만들기를 가구화로 분석함으로써 ‘불법성’ 이라는 이주국의 사회적 조건 속에서 가족유지를 위한 여성의 적응력과 협상력을 통해 이주와 여성에 대한 연구틀을 확장하려는 의도이다. 본 연구는 국가가 금지하는 ‘불법’지위로 체류하고 있는 A공단의 이주여성이 형성하고 유지하는 ‘가족’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이들 여성에게 가족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기반한다. 즉 이주를 결심하게 된 동기 가운데 하나인 본국의 가족 및 이주국 로컬에서 새롭게 형성한 가족을 유지하기 위해 이주여성이 경제적 지원과 ‘사랑’과 ‘모성’과 같은 친밀성을 어떻게 배분하고 있는가를 살폈다. 사회적 재생산의 기본 단위인 가족은 국가의 정책과 이데올로기적 담론뿐만 아니라 구성원들이 처한 사회적 조건 및 맥락에 대한 개개인들의 상호작용을 통해 변하기 때문이다. 가족구성원들의 의식과 이들의 생활세계를 연결하는 삶의 형식, 문화로써 가족이 변화하고 있으며, 변화의 근거를 미등록이주여성은 이주국 로컬에서 형성한 가구구성 원리로 삼고 있다. 
  세계경제의 재구조화 및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에 따라 개인 및 가족의 재생산을 스스로 책임져야하는 상황에서, 여성이주의 증가는 ‘이주의 여성화’나 ‘초국적 가족’ 및 ‘초국적 모성’의 개념으로 분석되었고, 남성중심의 이주체계에서 여성이주는 재생산영역 일자리나 가족으로 수렴되었다. 마찬가지로 이주민 유입역사가 30여년이 되어가는 한국사회의 이주논의는 다문화가족 및 이들이 출신국과 맺는 초국적 관계에 집중되었다. 이는 본국과 이주국이라는 경계를 넘어 재생산을 실천하고 있는 이주여성의 생활세계를 본국이라는 국가주의적 틀로 상정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런 현상에 대한 비판에서 시작한 본 논문은 로컬에서 미등록이주여성이 형성하는 가족을 신자유주의적 세계경제체제 내의 이주와 국민국가의 법, 그리고 성별분업이데올로기가 만나는 장소로 본다. 여기서 초점은 이주과정에서 여성들이 새롭게 형성한 가족으로, 이들이 이주국 로컬에서 가족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규범과 방식의 분석, 본국 가족과의 관계 협상을 통해 가족의 변화를 드러내려 한다. 이주체계의 하층에서, 이주국 법의 외부에서, 본국 문화규범의 가장자리에서 개인의 재생산을 실천하기위한 미등록이주여성의 전략을 보기 위함이다. 따라서 이주과정에서 연애와 동거, 결혼, 출산과 양육을 실천하는 미등록이주여성의 경험을 가족의 가구화라는 관점으로 보기위해 ‘불법성’이 가구형성 및 이주여성의 가족개념에 미치는 영향과 그 맥락을 해석했다. 
  연구는 다음과 같이 진행되었다. 특정 지역에 거주하며 노동하고 있는 미등록이주여성의 가구를 중심으로 심층면접과 참여관찰을 병행했다. 무엇보다도 본 연구는 이주여성의 관점을 취하기 때문에 이들 자녀에 대한 참여관찰 내용은 연구에서 적은 양을 차지한다. 그러나 미등록이주여성의 자녀가 있는 보육실에서 수행한 참여관찰은 아이들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부모들과의 관계, 나아가 이들을 이해하고 신뢰를 쌓는데 도움을 주었다. 아이들의 이야기는 부모의 이야기이기도 했고, 부모의 이야기는 바로 아이들의 이야기였다. 이런 측면에서 보육실 참여관찰은 심층면접의 중요한 기초자료가 되었다. 참여관찰은 2012년 7월 한 달과 2013년 3월부터 12월까지 총 11개월 동안 A공단에 있는 B보육실에서 이뤄졌다. 심층면접은 2013년 4월부터 12월까지 총 47명을 진행 했다. 연구자는 이주과정에서 미등록이주여성이 남성파트너를 만나 가족을 형성하는 입장에 초점을 맞춰 심층면접을 진행했다. 
  신자유주의적 지구화로 촉진되는 ‘이주의 여성화’ 맥락에서 미등록이주여성이 형성하는 가족은 기존 가족개념의 불안정화에 기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출생과 결혼으로 만들어지며, 동일한 장소에서 유사한 생애과정을 경험한다는 기존 가족 개념은 이미 두 개 이상의 국가에 떨어져 살면서 소속으로 유지되는 초국적 가족으로 인해 개념적 확장을 이뤘다. 그러나 여성의 무한책임으로 지속되는 초국적 가족은 가족을 여성의 영역 내에서 분석함으로써, 가족을 유지하는 여성의 적극적 행위자성을 재생산영역에 한정하고 있다. 그러나 본 연구는 각자 임노동을 통해 수입을 증대하고 가사노동 및 자녀양육을 공유함으로써, 생산과 재생산을 통합하는 ‘가구화’를 이주여성이 경험하는 가족의 분석틀로 제안하고 있다. 이들 여성은 가족에 대한 절대적인 충성과 희생을 거부하고, 가입과 탈퇴가 가능한 가구로 가족을 의미화한다. 따라서 가족은 영구적인 귀속의 장소가 아니다. 현재 자신의 안전과 재생산에 가장 적합한 가구를 가족으로 정의하며, 개인적 기준에 따라 가족의 범주를 설정한다. 
  개인화된 가족 범주 설정과 의미화는 기존 가족 개념 및 이데올로기에 균열을 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들 여성이 실천하고 있는 가구화가 기존 가족개념을 위반하거나 해체하는 방향만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주장하기는 어렵다. 이들 여성은 가족을 통해 비존재의 존재, 문턱에 걸쳐 있는 예외상태의 존재, 존재하되 재현되지 않는 위법자의 정체성이 아닌 지역민이자 거주민으로 인정받기 위해 지속적으로 가족을 호출하고 있다. 이들 여성은 불변의 소속으로써 가족이라는 전통적 가족개념을 고수하면서도 현실 생활에서 임시적이고 비공식적인 가족관계를 형성함으로써 현대 이주자가족 구조를 불안정하게 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이들은 본국의 가족규범을 내재화하고 있지만, 이들이 처한 이주국의 ‘불법’이라는 조건은 오히려 국민국가가 강화하려고 하는 가족개념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는, 다양한 가족관계를 생산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국가주의적 관점에서 국민과 비국민, 합법과 불법이라 는 위계화와 범주화를 통해 타자를 명확히 하고 내적 동질성을 확보하려는 국민국가의 법이 타자들 내부의 다양성과 역동성을 촉발하는 조건이 되기도 한다. 
  경제적으로 부를 획득하고 자녀교육을 성공함으로써 계급재생산 및 상승을 완수하며, 감정적 유대를 통해 가족관계를 유지할 거라는 믿음과 기획을 바탕으로 시작된 초국적 가족은 가족이데올로기와 상상 속에 존재한다. 가족을 위한 이주는 자본축적을 위한 이주로 변환되고, 이 과정에서 가족은 자본축적을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재구조화 된다. 가족을 위한 이주노동의 목표는 자본축적으로 변하면서, 가족은 오히려 이주의 수단이 되고, ‘함께 살아야한다’ 는 가족개념에 균열을 가하면서, 이데올로기적 가족개념의 실천을 연기하게 한다. 엄마나 아내, 딸이라는 가족 내 위치와 역할이라는 젠더적 정체성보다 수입을 극대화하는 노동자 정체성이 중요해진다. 신자유주의의 지구적 확산으로 가족 재생산의 위기에 처한 여성들은 경제적 안정을 위해 가사노동이나 양육보다 임노동에 더 많은 시간과 열정을 투자하면서, 숙련공의 위치를 획득함 으로써 노동자성을 인정받고 지역재생산의 필요한 거주민으로 인정받으려 노력한다. 여기서 가족 내 여성의 위치를 넘어서는 노동자성은 이주여성 주체에 대한 새로운 사유 장소를 제공한다. 본국의 가족에게 이주여성은 가족구성원 노동자로 남아야하지만, 이주국은 이들 여성이 보이지 않는 노동자로 남을 것 을 요구한다. 그러나 이주여성은 국민국가, 자본과 가족이 요구하는 일정한 틀에 머무르지 않는다. 미등록이주여성은 사회적 각 힘들의 일방적 요구를 부인하고, 구체적 실행을 통해 스스로가 가족규범을 재기입한다. 노동과 가족, 생산과 재생산을 재구성하는 이들 여성의 가족실행은 가족이데올로기와 젠더이 분법을 혼란시키고 있다. 가족규범을 내재화하고있는 이주여성이 가구화로 가족서사를 재구성하면서, 이들이 생산하는 차이와 다양성을 근거로 가족개념은 변화하고 있다. 
  불안한(precarious)노동시장에 편입된 이주여성에게 가족형태 및 관계는 개인의 정체성과 역사를 설명할 주요 참조체계가 된다. 가족규범의 가장자리에 서 가족을 유지하려는 이들 여성의 가구실행은 신자유주의가 요구하는 유연한 노동자이자 이동가능한 개인일 때 가능하게 된다. 종족적, 종교적, 젠더적 규범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가족유지는 가족규범의 질적변화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 되어가고 있는 셈이다. 이주국 로컬에서 미등록이주여성이 구성하고 유지하는 가족은 개인이 내재화한 가족이데올로기, 가족문화, 젠더질서 등과 갈등한다. 이주여성이 실행하는 가구화는 국민국가의 법과 신자유주의적 경쟁이 조건화하는 생활세계의 불안정성과 불확정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재생산전략이자, 이주국 로컬이라는 특수한 배경에서 실행되는 이주여성의 젠더화 된 이주 전략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이들 여성의 가구화실행을 가부장적 가족문 화나 젠더문화에 대한 저항을 실천하는 새로운 가족문화 혹은 여성주체의 등 장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이들의 가구화는 신자유주의적 지구화가 진전되면서 개인의 책임 하에 맡겨진 개인의 재생산을 실행하는 생존을 위한 실천이다. 미등록이주여성의 가구화는 재생산영역의 이주주체여성에 생산자로서 행위자성을 더하는 현상일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생존이라는 명분으로 프로젝트화 된 자본주의적 가족의 다른 형태일 수 있다. 
  법적,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다양한 한계와 제약 속에서 이들 ‘불법’이주여성은 가족이라는 정상적 절차와 형태를 벗어난 가구화를 실행함으로써, 여성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아시아의 실용적 가족주의와 신자유주의가 내포하는 보수적 가족이데올로기를 약화시키는 실천하는 행위자로 거듭나고 있다. 이주여성의 가구구성 경험은, 이들 여성의 상황에 따른 유연한 협상력을 보여준다. 불안하고 유동적인 생활세계에서 이들 여성이 보여주는 가구화는 연애-결혼- 출산이라는 표준적 가족 탄생 과정과 아버지와 엄마, 그리고 자녀로 구성되는 정상가족의 고착성과 엄격성을 보여줌과 동시에 정상가족이 내포하고 있는 가 부장적인 젠더이분법의 근거의 불확정성을 보여준다. 이런 차원에서 이들의 가족실행은 정상가족 이외의 다른 형태의 가족관계를 인정하는 가족개념의 수 정이나 재구성에 머무르지 않는다. 오히려 이들은 다양한 형식의 결합과 유연 한 결합으로 이뤄진 가족을 보여줌으로써 지속가능한 가족관계를 재사유하게 한다. 자본주의적이고 국가주의적인 이데올로기를 따르는 가족을 정상으로 규정하는 담론들은 미등록이주여성의 가구화 과정 속에서 새로운 번역을 기다리고 있다. 그 번역은 이주와 함께 법적, 문화적, 사회적 정체성의 하향이동을 경험하고 있는 미등록이주여성이 스스로의 위치를 재구성하려는 협상과정을 가시화하는 노력이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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