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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석사 2011 : 신정수 : 도시 재개발 사업에서 나타나는‘주택 계급’ 분화에 관한 연구: 서울 강북 G 뉴타운 재개발과 가옥주 운동을 중심으로
작성일
2022.03.29
작성자
문화인류학과
게시글 내용

제목 도시 재개발 사업에서 나타나는‘주택 계급’ 분화에 관한 연구: 서울 강북 G 뉴타운 재개발과 가옥주 운동을 중심으로 

      주제어 주택계급, 뉴타운, 가옥주 운동, 도시재개발, 도시재생, 상향거주지화(Gentrification), 토건국가, 발전주의 국가, 신자유주의, 소유권자 사회 


  초록 

이 논문은 서울시 서대문구 G 뉴타운 사업에서 등장한 가옥주(조합원)들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 운동에 관한 사례 연구를 통해 최근의 도시 재개발 사업의 성격과 주택 자원을 둘러싼 경합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도시 재개발 사업의 속성 중 하나인 ‘상향 거주지화(gentrification)’는 기존의 지역을 고급 주거 단지로 탈바꿈시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는 지역 인구 구성의 변화, 이른바 주민들의 “물갈이”를 통해 일어난다. 재개발로 인한 토지 및 주택 가격의 상승은 지역의 토지 소유자들에게 분배 될 ‘개발 이익’을 생산하는 조건이면서, 동시에 미래의 주택 가격을 지불할 수 있는 경제적 능력이 있는 사람들만을 주민으로 걸러내는 기제이다. 따라서 ‘상향 거주지화’는 단지 물리적 공간의 변화만이 아니라, 지역 내 인구의 계급적 속성이 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국의 재개발 사업은 더 나은 주택을 소유함으로써 ‘주택 계급(housing class)’을 상향 이동하고자 하는 지역 내 주택 및 토지 소유자들의 이해관계에 부합하여 추진되어 왔다.서울시는 2002년부터 “강남/북의 주거 격차 해소”와 “균형 개발”을 목적으로 ‘뉴타운’ 도시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뉴타운 사업은 ‘강남 개발’에 대한 상대적 소외를 경험한 서울 강북 지역 주민들의 높은 지지를 얻었지만, 2000년대 후반 부동산 시장이 침체됨에 따라 사업 초기의 기대와 달리 재개발 사업을 통한 개발 이익의 실현이 점점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가옥주들은 한국의 부동산 경기 불황 속에서 재개발 

    사업의 결과로 오히려 자신들이 거주했던 삶의 공간에 재진입할 수 있는 가능성이 불투명해지자, 자신들의 자산을 보호하고 주택 계급의 하향 이동 가능성으로부터 방어하고자 집단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부동산 불황이라는 시기적 상황은 재개발 사업이 원래 가지고 있던 투기적 구조를 더욱 극명하게 드러내었다. 이 같은 상황은 기존의 재개발 사업을 둘러싼 갈등에서 토지 소유권에 따른 재개발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 거주할 권리를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의 대립 구도가, 경제력과 투자 능력의 여하에 따라 새롭게 재편되는 양상을 보여준다. 지역주민들의 경제력에 따라 지역 공간으로부터 세입자, 영세 가옥주 순으로 단계적으로 추방되는 구조가 드러난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영세 가옥주, 즉 조합원들이 중심이 된 ‘가옥주 운동’이 나타난 것이다.현재 한국사회에서는 도시의 변화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대안이 마련되어 있지 않으며, 공공의 이익이 무엇인지에 대해 합의하고 토론하여 도시 계획의 방향을 결정하는 ‘도시 거버넌스’가 부재한 형편이다. 도시 공간의 ‘공공성’이 개발 사업의 사업성과 수익성의 토대 위에서 논의되고 실행되는 현재의 도시 재생 사업 방식에서는 ‘공공’의 개념을 개발과 그로 인한 ‘수익의 분배’라는 인식이 대체하고 있다. 재개발 사업의 과정에서 기존의 지역 공동체가 파괴되고, 특히 각자의 경제적 이해관계에 따라 공론장과 연대의 장이 형성되지 못함으로써 재개발 사업에서 주민들의 자리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 

    이것은 결과적으로 ‘집주인’ 조차도 사업의 추진 과정과 결과로부터 철저하게 소외되도록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투기적 자본의 이해만 관철되어 온 서울의 도시재개발 사업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그 공간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살 사람들 그리고 그 공간을 점유하는 사람들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소통과 협의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것이 이 연구가 드러내고자 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