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메뉴 닫기

 
제목
석사 2011 : 김효진 : 신자유주의적 상황 아래 대학생의 연애와 생애기획: 저소득층 '명문대생' 사례를 중심으로
작성일
2022.03.29
작성자
문화인류학과
게시글 내용

신자유주의적 상황 아래 대학생의 연애와 생애기획: 저소득층 '명문대생' 사례를 중심으로 


  지도교수

 :나윤경
  주제어 
  : 신자유주의, 대학생, 저소득층, 대학생활, 생애기획, 연애, ‘명문대’, 대학, 소비, neoliberalism, college student, lower class, life planning, dating, romance, college life, college, ‘elite college’, consumption 

  초록 
 본 연구는 저소득층 ‘명문대’ 학생의 대학생활과 생애기획, 연애에 관한 연구이다. 연구자는 본 연구에서 신자유주의적 상황이 저소득층 '명문대‘ 학생들의 생애기획과 연애에서 어떤 특정한 방식으로 경험되고 동시에 신자유주의적 상황에 영향을 받은 이들의 생애기획과 연애는 어떤 모습이며 이들 자신은 이 경험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지 밝히고자 했다. 본 연구는 이를 통해 대학생을 단일한 주체로 재현하는 기존 담론에 대해 다른 방향의 대학생 연구의 필요성을 제기하고자 한다. 저소득층 ‘명문대’ 학생인 연구참여자들은 중산층 이상의 계층 편중을 보이고 있는 ‘명문대’ 내부에서 숫자상으로도 소수이고 문화적으로도 소수자이다. 이들은 어릴 때부터 부모가 생애기획에 깊이 개입했고 대학생인 현재도 그러한 주변의 중산층 이상 계층의 대학생들과는 달리 어릴 때부터 부모가 생애기획에 개입하지 않는 저소득층 학생으로서의 경험을 해 왔다.‘명문대’ 안에서 이들은 대학의 주류인 중산층 학생을 기준으로 대학생활과 진로를 기획하고 그에 걸맞은 자기계발과 계층상승 욕망을 가지기도 하지만, 아르바이트와 자기계발의 양립에 어려움을 느끼며 대학 내에서 실질적으로 ‘명문대’ 학생이라기보다는 저소득층 학생으로서의 경험을 하게 된다. 한편 어릴 적부터 축적된 저소득층으로서의 경험은 자기계발이나 계층상승의 욕망 자체가 형성되지 않도록 하기도 한다. 또한 연구참여자들은 대학 내에서 소비를 통한 계층 표시와 그에 따른 놀이집단의 분리를 경험한다. 몇몇 연구참여자들은 연애 
    초기에는 소비를 통한 로맨스 각본을 따르는 모습을 보이지만 높은 소비 수준을 요하는 이 각본을 고수할 수 있는 경우는 한정되어 있다. 한편 연애에 소요되는 비용, 감정 노동, 시간이라는 조건과 저소득층 대학생의 물질적 빈곤, 추가 노동 시간으로 인한 시간 부족, ‘따라다니는 가난’에 시달리기 때문에 겪는 정신적 고통이라는 조건, 그리고 모든 대학생들에게 필요한 취업을 위한 추가적인 자기계발 시간의 필요라는 조건들은 서로 맞물려서 어떤 사례들에게는 연애가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지게 했다. 이 사례들에게 연애의 가능성 여부를 정하는 것은 호감이나 사랑에 앞서 경제적 조건이다. 반면 연애를 지속하고 있는 커플들도 있었다. 이들은 소비 각본을 최소화하거나 처음부터 인지하지 않음으로써 연애에 드는 비용을 줄이고 젠더 규범에서 벗어나 평등한 경제적 공동체를 꾸리는 방식으로 연애를 유지해 나간다. 한편 연구참여자들은 결혼으로 인한 계층상승에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는데 이는 이들에게 계층과 관련된 결혼 규범이 연애에 있어서 소비 각본 이상으로 견고한 것으로 상상되기 때문이라고 본다. 대학생에게는 주로 취업에 대한 불안과 그에 따른 자기계발 풍조, 소비문화로 경험되는 신자유주의적 상황은 연구참여자들의 생애기획과 연애에서 이들이 가지고 있는 저소득층이라는 조건, 그리고 ‘명문대생’이라는 조건과 결합하여 독특하게 경험되었다. 한국사회에서 ’명문대‘에 재학한다는 것은 학교와 가족, 사회로부터 신자유주의 체제 안에서의 ’승리자‘가 되기를 주문받으며 
    그것에 현실성이 있다고 믿고 자기계발을 통해 끊임없이 그에 다가가려는 동료들 사이에서 대학생활을 경험할 가능성 높다는 뜻이다. 연구참여자들은 '명문대‘에서 신자유주의적 기조를 가지고 있는 대학과 여기에 자신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잘 적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동료들과 조우하고 그 자신도 ’명문대생‘이기 때문에 한국의 신자유주의적 체제를 이끌어가고 있는 대기업과 금융권 등에 진입하는 것을 현실적인 진로 중 하나로 욕망할 수 있다. 그러나 아르바이트와 학업을 병행해야 하는 저소득층 ’명문대‘ 학생으로서의 이들은 영어강의를 비롯해 점점 더 많은 시간을 요구하는 ’명문대‘의 커리큘럼을 소화하는 것조차 어려우며 여기에 더하여 추가적인 시간과 노력을 요하는 자기계발 풍조에 편승하는 것도 어렵다. 결국 신자유주의적 상황은 연구참여자인 저소득층 ’명문대‘ 학생의 대학생활을 이전보다 불리한 것으로 만들어낸다고 볼 수 있다. 아르바이트와 학업을 성공적으로 병행하는 건전한 상황을 불가능한 것으로 만드는 경쟁력을 강조하는 대학과 여기에 추가적인 자기계발 노력 없이는 ’괜찮은 직장‘에 취업하기 어렵게 만드는 고용불안은 연구참여자들이 계층적 한계를 뛰어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신자유주의적 상황 아래 대학생의 연애에 대한 주된 담론은 대학생들이 연애에서 무엇보다 소비를 통한 로맨스 각본을 중시하며 연애와 자기계발을 연관 지어 생각한다는 것이다. 저소득층 대학생인 연구참여자들의 연애의 모습은 이와 동일하지도 완전히 다르지도 않게 
    나타났다. 이들 역시 신자유주의 문화규범 아래서 살아가는 이들이고 다른 누구보다 시간의 부족을 경험하는 이들이기에 연애와 자기계발을 연관 지어 사고하고 몇몇 참여자들은 소비를 통한 로맨스 각본 역시 중시한다. 그러나 계층적 한계로 인해 소비 각본을 고수할 수 있는 커플은 거의 없었고 이들의 자기계발과 관련된 연애 조건이나 희망 또한 계층적으로 독특한 것이었다. 즉 신자유주의적 상황은 본 연구의 저소득층 대학생들의 연애 안에서 계층적 조건과 결합해 독특한 연애 희망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지속되는 연애는 소비 각본이나 자기계발과는 관계없이 서로에게 충분한 시간을 들이는 평등한 경제적 공동체의 형태로 이들 계층의 특수한 조건에 맞추어진 방식으로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에 따르면 신자유주의적 상황은 저소득층 ‘명문대’ 학생의 생애기획과 연애에서 이들의 사회경제적 조건과 결합하여 독특하게 경험되고 있다. 동시에 이들의 생애기획과 연애는 신자유주의적 상황이라는 욕망과 성취의 지표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조건들이 독특하게 결합한 형태로 이루어지게 된다. 이를 통해 연구자는 대학생을 추상화하고 단일화하는 기존 담론은 신자유주의적 상황 아래 대학생의 경험을 논하기에 적합한 방식이 아니며 나아가 연구 대상이 놓여 있는 구체적인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연구는 연구 결과물의 기반을 흔들 뿐만 아니라 연구대상에 힘을 실어주기 어려운 연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성찰할 필요가 있음을 말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