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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석사 2012 : 최시현 : 한국 중산층의 세대 간 경제적 자원 이전과 가족주의의 강화
작성일
2022.03.29
작성자
문화인류학과
게시글 내용

한국 중산층의 세대 간 경제적 자원 이전과 가족주의의 강화 

  

  주제어 

가족의존성, 가족전략, 경제적 자원의 이전, 계급재생산, 도구적 가족주의, 독립, 문화자본, 상위중산층, 소비, 신자유주의 

  

초록 

이 논문은 신자유주의시대 한국 상위중산층의 가족주의적 계급재생산 전략에 관한 연구이다. 여유분의 경제적 자원을 확보하고 있는 상위중산층에 관한 이 연구는 이들이 경제적 자원을 어떠한 방식으로 이전해 나가며 계층과 가족을 재생산하고 있는지 이해하고자 하는 시도이다. 한국의 근대화 과정 속에서 성장한 중산층 부모세대는 절대빈곤상황을 극복하며 경제적 자원을 축적해왔고, 이를 기반으로 계층상승을 실현했다. 이들은 1980년대 이후부터 자녀세대의 계급재생산을 위해 교육에 몰두해왔다. 그러나 장기적 투자로서의 교육이 여전히 유효한 계층전략이기는 하나 이는 성과가 빠른 시간 내에 드러나지 않고, 1990년대 말 한국 경제위기 이후 심화된 신자유주의적 전환으로 인해 그 투자 효과가 갈수록 불확실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 하에 본 연구에서는 중산층 가족의 세대 간 가족전략의 변화가능성을 보고자 했다. 이를 위해 상위중산층으로 분류되는 7명의 50~60대 부모세대와 11명의 20대 후반~30대 성인 자녀세대에 대한 심층면접을 통해 이들의 계층형성과정과 경제적 자원의 이전과정을 살펴보았다. 상위중산층 부모세대 연구참여자들은 압축적 산업화 시기 속에서 경제적 자원을 축적하고 특히 이를 부동산시장에 투자해 더 큰 부를 축적하는데 성공한 이들이다. 이들의 경제적 자원은 자녀세대의 문화적 자원으로 전환되고자 쓰였고, 이는 계급적 기회를 높이기 위한 가족의 기획이었다. 그 결과 상위중산층 성인자녀세대는 교육자본을 비롯한 다양한 문화자본을 획득하였고, 글로벌 경험 등을 통해 소비의 

    수준과 기준이 높아졌다. 그러나 서구사회 문화자본의 성격과는 달리 한국사회에서의 문화자본은 학력자본을 위시한 교육자본이나 즉각적 계층수행으로서의 지위소비를 표현하는 것에 머물기 때문에 경제적 자원에의 의존성이 높다. 경제적 자원의 중요성은 신자유주의적 전환 이후 가속화된 불확실성으로 인해 더 강화되고 있다. 이러한 현재적 상황 속에서 경제적 자원의 이전에 관한 상위중산층 가족의 협상전략은 부모세대와 성인자녀세대에게 다르게 펼쳐진다. 부모노릇과 모성의 기획으로 이를 의미화 하는 부모세대와 신자유주의 불안담론을 내재화하며 ‘투자’, ‘회수’, ‘계약’ 등의 기호들을 협상 과정에서 쓰는 성인자녀세대는 가족 내에서 담론의 경합을 벌이지만, 이는 결국 경제적 자원을 도구로 쓰는 가족주의로 봉합되고 있다. 또한 자녀세대의 미래를 기획하려는 목적에서 이루어지는 종자돈의 이전은 자녀세대에 대한 부모세대의 장기적 개입으로 연결된다. 이는 자녀가 독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부모노릇으로 인식하는 부모세대와 계층하락을 피하려는 성인자녀세대의 요구와 맞물려 독립의 의미가 퇴색되는 효과를 가진다. 스스로 성취하는 의미에서의 독립이 아니라 주택마련 등의 독립을 가시화할 수 있는 지표를 부모로부터 증여받는 것으로 그 의미가 재구성되고 있다. 동시에 사회적으로 결혼을 통한 분가가 독립의 이상적 형태로 의미되고 있기 때문에 종자돈은 결혼자금의 이름으로 이전되는 경우가 많으며 이 과정에서 젠더차이가 드러난다. 풍요로운 물적 조건 속에서 자란 

    상위중산층 성인자녀세대는 계급재생산을 이루기 어려운 상황에서 부모세대가 만들어 놓은 경제적 자원을 공유하려는 전략을 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성인자녀세대와 부모세대의 상호의존성의 강화는 신자유주의 맥락에서 전지구적으로 펼쳐지는 현상이지만, 경제적 자원의 세대 간 이전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계층전략은 한국의 압축적 근대화 속에서 강화되어온 가족주의의 확장으로 이해될 수 있다. 이는 불확실한 신자유주의적 상황 속에서 가족해체나 개별화전략을 쓰는 저소득층 가족의 양상과는 달리 상위중산층 가족에서는 오히려 경제적 자원을 위시한 도구적 가족주의를 대응전략으로 활용하며 강화시키는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