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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석사 2012 : 서정미 : 독립기념관에서의 8·15 기억과 젠더: 독립기념관의 재현물 분석을 중심으로
작성일
2022.03.29
작성자
문화인류학과
게시글 내용

독립기념관에서의 8·15 기억과 젠더: 독립기념관의 재현물 분석을 중심으로 

  

  주제어 

독립기념관, 8·15, 기억, 젠더, 재현, Korean Independence Hall, gender images, 8·15, representation, national-narration, memorial space 

  

초록 

본 연구는 ‘독립기념관’에서 전시된 재현물을 분석함으로써 독립기념관이 생산하는 8·15의 기억에 대해 물음을 갖고자 한다. 특히 독립기념관이라는 공간이 공적인 담론을 생산해내고 있음을 고려하여, 독립기념관에서 전시된 재현물이 젠더를 어떻게 표상해내는가에 보다 집중하였다. 그리하여 독립기념관에서 재생산되는 또 다른 8·15의 기억을 눈치 채고자 하였다. 독립기념관은 지금의 한국이 민족을 바탕으로 대중의 합의하에 세워진 정부라는 정통성을 부여하는 매개체이다. 그래서 독립기념관에서는 ‘한민족’ 서사라는 담론으로 고대에서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한국을 담아낸다. 이러한 민족적 서사는 다양성을 내포하고 있는 공동체를, 공통의 목적을 갖는 하나의 집단으로 만듦으로써 지배 권력의 서사를 가장 효율적으로 그려낸다. 독립기념관에서 보이는 재현의 전반적 이미지는 승리의 역사관에 기반 한다. 대부분의 공적인 역사담론이 승자의 역사 위주로 서술되고 있음을 고려할 때, 독립기념관의 서사 또한 여기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러나 젠더적 관점에서 독립기념관의 재현물은 열세의 이미지를 내포하며, 재현물의 축소와 재현 공간의 탈락에 기인한 ‘숨김’의 메타포를 표상해낸다. 먼저, 열세의 이미지는 특히 일본에 의해 식민화 ‘당했음’을 강조하면서 민족적 결백의 강화를 꾀하는 데, 이것은 한국에서의 8·15에 대한 기억이 올곧게 해방과 독립, 그리고 광복의 당위성을 갖게 만든다. 또한 이러한 ‘열세’의 이미지가 열악한 환경에서 독립을 이룬 ‘승리’의 민족 서사를 강화하면서 

    시련과 고난, 그리고 역경의 식민지 시대의 기억을 약화하고 패배의 역사에서 입은 상처를 정비된 ‘승리’의 역사로 치환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자기반성과 성찰이 결여된 민족적 자위를 얻게 된다. 그리고 ‘숨김’이란 관점에서 독립기념관은 승리의 서사를 공고히 하기 위해, 피해자나 부녀자로 대표되지 않는 여성상과 관련한 재현물이나 재현공간을 탈락시킴으로써 한민족의 해방과 독립이라는 공적인 8·15의 기억을 온연하게 재생산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것은 독립기념관의 서사적 논리상 피해자나 전통적 여성상이 결여된 여성을 전면에 내세우지 못하게 되면서 생긴 문제이다. 마지막으로 식민지의 기억이 상처로 전면화 했을 때, 독립기념관에서 여성의 역사적 경험을 한정하여 재현함으로써, 국민국가 담론에 이르러 여성은 약한 존재이며 여전히 남성에게 보호받아 사회에 편입된 존재로 그려지게 된다. 결국 앞서 언급된 이미지들의 부상은 시련과 고난, 그리고 해방과 독립이란 혼재된 식민지 시대의 기억을 재구성하게 함으로써 패배의 역사에서 입은 상처에 대한 자기반성을 결여케 하고, 정비된 ‘승리’의 역사만을 공식 기억화 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