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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석사 2012 : 박은진 : 청년세대의 불안정한 노동과 주거실험: 해방촌 ‘빈(賓)집’게스츠하우스(Guests’ House) 사례를 중심으로
작성일
2022.03.29
작성자
문화인류학과
게시글 내용

청년세대의 불안정한 노동과 주거실험: 해방촌 ‘빈(賓)집’게스츠하우스(Guests’ House) 사례를 중심으로 

  

  주제어 

대안적 생활방식, 도시청년, 불안정한 노동, 빈집, 사회적 재생산, 실업, 의도적 공동체, 주거, 청년세대, 코하우징 

  

초록 

이 논문은 한국의 2,30대 청년세대가 처한 불안정한 노동과 주거 문제를 함께 살기를 통해 해결해나가는 게스츠하우스(guests’ house) ‘빈집(Binzib)’에 관한 이야기이다. 빈집은 2008년 한 커플과 그의 친구가 자신들의 전재산과 대출금으로 전셋집을 마련하여 집을 열면서 2012년 현재까지 여러 채의 집들과 가게를 열어 마을을 형성하고 있다. 집주인과 손님이 따로 있는 집이 아니라 손님이 주인이 될 수 있는 손님들의 집이란 의미로 빈집은 ‘게스츠하우스(guests’ house)‘로 불린다. 이 논문은 도시의 유연화된 노동으로 인해 안정적 주거공간을 마련하기 어려운 청년들의 삶에 주목한다. 10대에서 40, 5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거주한 빈집은 여러 해를 거듭해 현재(2011년 이후) 청년빈곤층이라 불리는 2, 30대가 거주자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연구자는 2011년 7월부터 12월까지 빈집에 거주하며 참여관찰을 시도했고, 빈집의 구성원들을 심층면접 하였다. 빈집에는 학업이나 취업으로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온 10대와 2, 30대가 주를 이루고 있었는데, 이들은 주거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빈집을 찾았고 대부분 아르바이트, 계약직 노동과 같은 비정규 노동시장에 종사하거나 경제적 사회활동을 하지 않는 가난한 백수들도 있다. IMF 경제위기 이후 본격화된 신자유주의 체제는 한국사회의 경제정책과 고용 및 복지정책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비정규직 고용형태가 확산되면서 안정적으로 노동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워진 청년층은 파트타이머, 계약직, 일용직, 임시직, 파견근로직 등과 같은 불연속적인 노동경험을 축적할 수밖에 없게 

    되는데 이러한 노동의 불안정 문제는 주거불안의 문제와 직결된다. 도시에서 노동빈곤층(working poor)으로 전락하기 쉬운 계층에게 주어지는 자기 재생산의 공간은 원룸과 반지하, 고시원 등 고립된 형태의 열악한 주거공간이다. 이러한 신자유주의 체제하에서 도시의 불안정한 노동과 주거는 개인의 자기 유지를 위한 재생산과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사회적 재생산(social reproduction)의 위기를 동반한다. 국가의 복지 시스템의 부재는 의식주, 건강, 돌봄, 교육과 같은 사회적 재생산의 자원을 더욱더 상품화시키고, 개별화된 소비의 방식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 사회안전망의 축소와 사회적 재생산의 위기는 노동빈곤층의 문제뿐만 아니라 사회를 유지 존속시키는 장기적 차원의 문제로 다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 논문은 이러한 조건 하에서 불안정한 노동과 주거에 처한 청년들이 공동주거를 통해 생활의 물적, 정서적 결핍을 해결하고 대안적 삶의 가치를 실현하는 현장으로 빈집을 봄으로써 복지의 부재를 메우는 자생적 주거실험모델로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소유권 중심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적 소유공간인 집을 타인들에게 열어 공유하고 환대하고, 이러한 빈집을 확장하는 것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빈집의 확장은 타인의 주거공간을 만들어간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는 점점 개별화되고 상업화되고 있는 사회적 재생산의 문제와 최소한의 기본권인 주거의 문제를 공동으로 해결해나간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 논문은 빈집 초기 기획자들의 경험을 추적하여 대안적 가치를 실현하는 현장으로 게스트하우스가 

    생겨난 배경을 살펴보고, 임시적 거주공간인 게스트하우스에서 장기적 공동주거 공간으로 확장되어가는 과정을 시간순으로 살펴본다. 자본주의적 생활양식에서 벗어난 직접생산과 대안적 삶의 방식을 지향한 여러 실험들과 공부가 가능했던 초기 빈집의 시공간적 맥락을 초기 기획자들의 경험에서 드러내고자했다. 기존 장기투숙객들의 유출과 새로 유입되는 사람들로 재구성되는 공간의 변화와 구성원들간의 충돌을 세대간 문화적 경험과 시대적 조건의 변화의 맥락에서 분석한다. 독립된 공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도시 청년들의 공동주거 공간의 구성과 일상을 외국의 공동주거(co-housing)와 비교하고, 이를 통해 빈집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시공간과 문화적 의례, 라이프스타일이 대안적 공동주거모델로의 의미와 그 가능성을 모색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