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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석사 2014 : 김주원 : 금융복지상담과 사회적인 것의 (재)형성 : 사회적 기업 E의 금융복지상담사를 중심으로
작성일
2022.03.29
작성자
문화인류학과
게시글 내용
금융복지상담과 사회적인 것의 (재)형성 : 사회적 기업 E의 금융복지상담사를 중심으로

주제어: 금융, 금융복지상담사, 사회적인 것, 아장스망, 통치성, 테크놀로지, 책무성, 행위자연결망이론, 회계, accountability, acoounting, actor-networking theory, agencement, finance, financial welfare counselor, governmentality, technology, the social

국문요약

연구자는 통치성 연구와 행위자연결망이론의 관점에서 사회적 기업 E의 금융복지상담사를 분석했다. 연구자는 금융복지상담사의 실천 중 상담 테크놀로지를 중점적으로 분석해 금융복지상담사가 경제적이면서도 도덕적인 주체를 형성한다는 것을 드러내려 했다. E기업의 상담사는 개인화된 테크닉이었던 재무상담을 사회(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여기서 금융복지상담의 실천은 금융복지상담의 ‘사회적인’ 성격을 강화한다. 하지만 금융복지상담은 상담 테크놀로지의 합리성과 경합하면서 불안정한 상태에 놓인다. 한국은 IMF 이후 비정규직 확산을 핵심으로 하는 노동유연화와 노령화 담론으로 인해 고용과 소득의 불안정이 심화했다. 이로 인해 부채를 진 투자가 이뤄졌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가계부채’가 새로운 문제로 부상했다. 이제 가계부채는 전 국민의 문제가 되었다. 재무설계는 1990년대 한국 보험업계의 재편 과정에서 도입되었다. 재무설계사는 개인/가계의 생애를 일정한 주기로 나누고 회계적인 테크닉을 동원해 내담자로 하여금 보험 상품을 구입하도록 유도했다. 그런데 E기업은 한국의 가계를 ‘투자의 계산’에서 ‘저축하는 습관’으로 되돌리려 시도하는 과정에서 재무설계/상담을 금융복지상담으로 재형성했다. E기업은 사업 초기에 가계부 쓰기 운동을 전개했고, 이후 노동부로부터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았다. 그러면서 E기업은 서울복지재단의 저소득층 재무상담 사업에 참여했다. E기업의 상담사는 이런 과정을 통해 상담의 정체성을 바꾸었다. 금융복지상담사는 신용카드를 자르고, 대형마트를 끊고, 가계부 쓰는 실천을 통해 ‘돈으로부터 자유롭고 도덕적인 개인’을 형성하고자 한다. 금융복지상담사는 돈을 ‘감정’과 ‘의사결정’의 문제로 봄으로써 내담자가 다른 사람의 이전소득에 대한 ‘탐욕’에 빠지지 않도록 설득한다. 이때 금융복지상담의 테크놀로지는 재무상담의 형식을 E기업의 지향에 맞게 변형한 것이다. 재무제표, 생애흐름표, 생애주기표와 같은 회계/보험 테크닉(금융적 실천)은 재무적 책무성과 경합하거나 동맹을 맺으면서 가계를 관리 가능한 것으로 전환한다. 그런데 금융복지상담사의 회계 테크닉은 리스크를 지는 투자자의 기술이 아니라, 리스크를 억제하고 저축 습관을 형성하려 한다는 점에서 기존 테크닉과 이질적이다. 이렇게 비인간 행위자로서의 회계 테크닉은 ‘사회-기술적 아장스망’으로서의 금융복지상담사를 형성하는 주요 행위자이다. 이때 금융복지상담사는 개인적인 문제와 사회(구조)적인 문제를 구별한다. 상담사는 사회복지제도와 공적채무조정제도를 접합하면서 내담자의 문제를 ‘사회적으로’ 해결하려 한다. 또 E기업은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의 설립을 통해 금융복지상담을 사회화한다. 이로써 E기업과 금융복지상담사는 ‘사회적인 것(the social)’을 (재)형성한다. 금융복지상담의 테크놀로지는 E기업의 상담사가 의도하는 측면과 의도하지 않은 측면을 모두 포함한다. E기업의 상담사는 가계를 ‘재무구조’와 ‘감정’이라는 격자를 통해 분석한다. 그럼으로써 경제적인 문제를 개인/가계의 문제이자 ‘민생’의 문제로 성공적으로 번역한다. 금융복지상담사는 돈을 의사결정의 문제로 해석함으로써 개인이 돈으로 인해 겪는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한다. 하지만 이는 다른 측면에서 개인/가계의 재무적 책무성을 유지하도록 권장하는 방식이 될 수 있다. 또한 금융복지상담사는 정상가족의 규범을 유지하는 것의 불가능성을 간파하지만, 상담 형식에서는 여전히 규범을 간직하는 긴장이 있다. 연구자는 금융복지상담사가 이질적인 실천의 접합을 통해 ‘사회-기술적 아장스망’으로 구성됨을 드러내고자 했다. 이와 같은 사회-기술적 아장스망은 ‘사회적인 것’의 (재)형성과 증식을 촉진한다. 연구자는 금융복지상담의 복합적인 실천이 가능성에 개방되어 있음을 강조하고자 한다. 특히 연구자는 테크놀로지와 실천의 위험성을 단언하기보다 어떤 테크놀로지와 실천을 창안해야 할 것인가를 모색하는 방향으로 금융복지상담을 활용해야 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