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메뉴 닫기

 
제목
석사 2014 : 이영롱 : 노동사회와 "협동적 자아"에 대한 연구 : 90년대 '신세대'의 퇴사 경험과 서사를 중심으로
작성일
2022.03.29
작성자
문화인류학과
게시글 내용

노동사회와 "협동적 자아"에 대한 연구 : 90년대 '신세대'의 퇴사 경험과 서사를 중심으로


주제어: 노동 서사, '협동적 자아', '사회적인 것 the social', 신자유주의, 노동사회, 삶의 전환, 타율 노동, 자율 노동, 자활 노동, '열정노동', labor narrative, 'collaborative self', 'the socia', neoliberalism, labour society, transition of life, antonomous activity, heteronomous work, work-for-onself, 'passion-oriented labor' 


국문요약


이 논문은 신자유주의 시대, 노동사회에서 자발적으로 이탈한 개인들의 노동 경험과 삶의 방향을 전환하게 된 배경 그리고 전환 서사를 통해 노동사회의 성격을 밝히고, 참여자들의 삶/노동의 재구성으로부터 새로운 삶과 안전망 모색의 가능성을 알아본다. 이 연구는 80년대 초반에서 70년대 초반에 태어나, 90년대 초반∼2000년대 초중반 사이에 학창시절 및 20대를 경험하였으며, 대졸 이상의 학력을 지닌 여성 6명, 남성 5명 총 11명의 노동-전환 서사를 기반으로 한다. 인터뷰는 대개 2시간 씩, 두 차례를 기본으로 하였다. 참여자들은 퇴사 이후 타 조직 이전, 학교 진학 등의 ‘개별적 실천’과 협동조합과 귀농/촌 등의 ‘협동적 실천’으로 이동해갔다. ‘노동사회’에서 개인의 일상과 시간은 임금·타율노동을 중심으로 수렴된다. 또한 신자유주의적 노동공간에서 ‘유연성’의 추구로 노동자들의 위치가 불안정해지고, 기업은 ‘위기론’을 강조하며 개인의 패배주의와 불안이 가중되었다. 그 속에서 ‘움츠려들고(withdrawal)’ 고립되는, ‘비협동적 자아’와 성과주의적 주체가 촉진된다. 먼저 연구자는 금융계·대기업 등의 ‘성공회로’와 출판·문화관력직 ‘창의열정’ 노동사례 두 유형으로 노동경험을 살폈다. ‘성공회로’의 개인들은 ‘시간과 위치’를 연봉으로 환산하며 직장을 “탈출 계획(Exit plan)”을 세우고 다니는 ‘정거장’으로 여기고 있었으며, 일과 삶의 단절에서 오는 어긋남이 퇴사로 이어졌다. ‘창의열정’ 노동자는 재미와 의미, 관심사를 일과 연결시키고자 했다. 그러나 실제로 겪은 것은 열정과 기대가 착취로 전환되고, 열정과 삶의 연결이 불가능을 확인함으로써의 실망감이었다. 자본주의적 기업논리와 신자유주의 속에서 직장-‘나’를 일치시키고자 하는 기획은 좌절된다. 또한 참여자들이 공유하는 ‘신세대’로서의 세대적 특성은 이 연구의 중요한 축이다. ‘나’의 중요성, 주체적 선택, 독립·개별성의 중시, 체제에 대한 의심 등 이들이 공유한 가치는 노동사회의 현실 자각과 노동에 대한 재인식에서 드러난다. 이윤중심사회로부터의 자발적 퇴거 서사는 참여자들의 비자본주의적 성향을 드러냈고, 이제껏 수행해 온 노동의 방향과 파급 효과를 거시적 관점에서 자각한 것이 시간, 화폐와 소비, 노동개념 등 생활의 재구성과 인식의 변화를 가능하게 했다. 위와 같은 문제의식 속에서 노동사회로부터 탈출한 개인들은 ‘개별적 실천’과 ‘협동적 실천’ 두 갈래로 이행했다. ‘상층회로’, ‘창의열정’ 노동사례로 나누어졌던 참여자들의 전환 실천은 네 가지의 변수들을 통해 유형화된다. 그 변수들은 1) 부양가족 여부, 파트너의 유형, 가족 지원 여부 등의 ‘가족 변수’ 2) 직접적 활동과 담론 습득 등의 ‘경험 자본’, 3) 준거집단, 관계망 등을 아우르는 ‘사회적 자본’, 4) 자산의 소유 정도를 뜻하는 ‘경제 자본’ 등이다. ‘가족 변수’는 공통적으로 작동한 변수였다. ‘경험 자본’은 책이나 지식을 접함으로써 얻은 지식·담론 습득의 간접 경험과, 직접·관계적 경험으로 다시 나누어진다. 간접경험은 개별적 실천으로, 직접 경험은 협동적 실천으로 이어진다. ‘사회적 자본’은 공동체 형성 등의 협동적 실천 사례에 있어서 가장 결정적 조건이 되었다. 4장의 재유형화를 통해 관계성에 기반한 ‘협동적 실천’의 사례와, 여전히 ‘독립자’로서 다음 경로를 물색하는 ‘개별적 선택’ 사이에는 차이가 있음을 강조하고자 했다. 그리하여 이 연구는 협동적 주체화가 ‘사회적인 것the social’을 만드는 토대가 될 수 있음을 제안한다. 자율/활 노동 영역의 재생, 신자유주의가 선동하는 ‘능력’과 ‘경쟁력’이 아닌 ‘협동적 기술’과 타인과의 ‘만남’으로부터 고립에서 벗어나 노동사회가 취약하게 만든 타인과의 고리를 엮는 ‘관계적 기술’을 익힐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