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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석사 2020 : 곽용호 : 한국천주교회의 성불평등 요인과 여성의 젠더실천
작성일
2022.03.29
작성자
문화인류학과
게시글 내용
초록

  본 연구는 한국천주교회의 여성이 신앙 활동에서 어떻게 성불평등을 경험하는지를 분석한다. 한국천주교회의 다수를 차지하는 여성은 초기교회에서부터 현재까지 다양한 활동을 통해 교회 성장에 크게 이바지하였다. 하지만 성불평등적인 가톨릭 교계제도와 가부장제 유교 사상과 착종한 한국 교회의 특수성 등의 영향으로 젠더 차별을 경험해왔다. 본 연구의 목적은 여성 신자가 신앙 활동에서 젠더차별을 어떻게 경험하면서 젠더 평등을 실천하고 있는지를 분석한다. 이를 위해, 서울과 수도권을 포함한 3개 교구의 3개 본당에 대한 사례 연구와 여성 신자들에 대한 심층면접을 실시했다. 또한, 남성 성직자와 사목 회장단 소속의 남성 신자를 인터뷰하여, 불평등에 대한 인지와 경험에서의 차이를 비교 분석했다.
본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연구자는 한국천주교회의 성불평등 요인을 크게 ‘교도권적’ 요인과 ‘신앙행위자성’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분석했다. 교도권적 요인으로는 ‘종교 근본주의 성서텍스트 해석,’ ‘여성사제 금지’와 ‘가부장적 유교 사상의 지속을, 신앙행위자성 요인은 ‘교회의 성별 노동’,‘낙태와 피임’문제, 그리고 교회에서 칭송되는 ‘좋은 신자 표상’의 젠더 특성이다.
여성 그룹은 교회의 신앙 활동에서 일어나는 성불평등의 원인으로 ‘교도권적 요인’ 중에 ‘여성사제 금지’ 조항에 가장 큰 관심을 표명했다. 그리고 신앙 행위자성 요인 중에는 ‘낙태와 피임’문제에 관심이 높았다. 여성 신도들은 성직인 ‘사제직’이 남성에게만 허용되고 있는 점과 교회가 급격한 사회변화에도 불구하고, ‘낙태와 피임’문제를 여성의 책임만으로 돌리고 있다는 점에서 성불평등을 지적했다. 남성 그룹은 여성 그룹이 주장하는 성불평등적 요인을 대부분 수용하나, 교회나 사회에서 여전히 남성 사제가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점과 여성 사제를 허용하기 전에 남성 사제의 독신제를 먼저 풀어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낙태와 피임’에 대한 남성 그룹의 주장은 일반적으로 여성 그룹과 같이 생명존중을 위한 낙태 반대에 대한 기본적인 입장과 비정상 태아감별을 위한 과학기술의 허용, 그리고 피임에 있어서 남성의 적극적인 역할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남성은 ‘낙태와 피임’이 인간 생명존중과 연관되어 있기에 교회는 허용보다는 ‘의도적인 무관심’으로 일관해야 함을 주장하기도 한다.
여성 그룹은‘가부장적 유교 사상의 지속’을 성차별이라고 해석했고, 남성 그룹은 ‘남녀역할의 차이’로 이해했는데, 이는 성불평등 인식에서의 남녀 차이가 가장 두드러진 부분이었다.
위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본 논문은 성불평등에 의한 여성 억압이나 배제를 해결하기 위한 교회의 실천 방안을 제시한다. 성서와 생명존중에 대한 지속적인 재교육과 성불평등적인 교계로부터 탈구, 그리고 기도 및 영성 생활 등을 통한 평등 의식의 함양 등을 제시했다. 또한, 좋은 신자상은 여성 억압에 의한 순결과 순종의 상징으로서가 아닌, 어떠한 가부장적 불합리한 상황에도 구속되지 않는 자유로운 여성으로서의 마리아(Mother Mary)의 표상에서 찾아야 함을 강조한다.
본 연구의 기여는 교회 여성의 능동적인 참여를 제한한 원인을 교회의 성불평등성으로 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교회의 제도개선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한국천주교회는 신 앞에 그 어떠한 차별이 없다는 ‘만민평등사상’의 초기 이념을 회복하여 시대와 현실의 요청에 부합하는 개방적이고 평등한 교회로 나아가야 함을 논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