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석사 2023 최바름 권리중심 공공일자리 사업에서 최중증발달장애인의 노동자되기: 권리, 인간됨, 노동
- 작성일
- 2023.10.04
- 작성자
- 문화인류학과
- 게시글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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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은 최중증발달장애인이 권리중심 중증장애인맞춤형 공공일자리 사업(이하 권리중심 공공일자리)에서 어떤 방식으로 사람이자 동료노동자로 실행되는지를 탐구한 문화기술지다. 최중증장애인은 권리중심 공공일자리가 고용하고자 하는 장애인을 특정하기 위해 고안된 범주로 중증장애인 중에서 스스로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없거나 사실상 경제적 활동의 기회가 거의 없는, 장애의 정도가 극도로 심한 장애인을 가리킨다. 본 논문은 그 중에서도 언어적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최중증발달장애인의 문화예술 노동에 대해 다룬다. 2020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의 제안과 서울시의 예산 지원을 통해 시작된 권리중심 공공일자리는 최중증발달장애인을 고용하고 있다. 기자회견이나 토론회 형태로 권리중심 공공일자리를 소개 및 홍보하고 정당한 노동으로 이론화하려는 시도는 부분적으로 있어왔으나 일자리를 이루는 구체적인 내용과 그 의미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는 없는 실정이다. 연구자는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기 위해 권리중심 공공일자리 수행기관 중 하나인 노들장애인야학(이하 노들야학)에서 최중증발달장애인 12명과 활동가들의 상호작용을 참여관찰했고 최중증발달장애인의 어머니, 활동가 및 예술강사, 최중증신체장애인을 포함한 12명과 심층면접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권리중심 공공일자리가 성립된 과정, 사회적 관계 속에서 실행되는 최중증발달장애인의 인간됨, 그들의 활동을 노동으로 명명하는 것이 만드는 효과를 경험적으로 분석하고자 했다. 권리중심 공공일자리 사업은 국내 장애운동에서 역사적으로 중요하게 다뤄져 온 노동 문제와 동시대 중요하게 부상하는 탈시설 의제와 관련해 전장연이 서울시에 요구해 2020년부터 시행되었다. 2장에서는 서울시와 전장연이 ‘노동’에 대한 상이한 입장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권리중심 공공일자리가 성립된 과정을 분석한다. 이 과정에서 ‘권리’ 개념이 수행했던 역할에 특히 주목한다. 권리중심 공공일자리는 서울시와 전장연이 권리라는 용어를 각각에게 적절한 것으로 수용하면서 성립되었다. 국내 장애운동의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노들야학의 활동가들은 장애인의 자기결정이나 노동 등을 침해될 수 없는 권리로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3장에서는 노들야학에서 의사소통이 어려운 최중증발달장애인의 ‘권리’가 어떤 방식으로 가능해지며 이 과정에서 그들의 인간됨이 어떻게 발견되는지 살핀다. 일반적인 방식으로 동의나 거부를 표현하기 어려운 최중증발달장애인 개인의 권리는 노들야학 활동가들이 그 사람과 공감하고 상황과 기분을 섬세하게 살피는 관계적 실천을 함으로써 실행된다. 이 과정에서 최중증발달장애인이 노들야학 내 사회적 관계를 통해 사람으로 실행된다. 최중증발달장애인은 언어 외적인 것을 살피는 활동가들의 관심과 지원을 익히며 함께 질서 있는 협응을 이루어내거나 실패하는 방식으로 인간됨을 드러낸다. 최중증발달장애인이 활동가들과의 사회적 관계를 통해 춤을 추거나 노래를 만들고 부르는 것은 노들야학 내에서 일상적인 활동이다. 4장에서는 이러한 활동을 노동으로 명명함으로써 가능해지는 새로운 관계의 역학과 새롭게 등장하는 역량에 주목한다. 권리중심 공공일자리라는 계기는 활동가들이 최중증발달장애인들에게 꾸준한 출근 등 노동에 걸맞는 행동 양식을 기대하게 만들기도 하고 그들의 활동을 노들야학 밖 공적 공간으로 외화하는 경향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이때 그들이 맺는 사회적 관계와 그들이 발휘하는 역량의 양상이 변화한다. 적절한 어포던스를 제공하는 공적 공간에서 최중증발달장애인이 다른 사람과 동료 관계를 맺기도 하는 것이다. 장애인도 경제적 생산 능력이 있음을 보이거나 장애인을 노동할 수 없게 하고 비인간화 하는 자본주의적 사회를 비판하는 데 주력했던 장애인 노동 논의와 달리 본 논문은 노동이라는 계기를 통해 무엇이 가능해지는지 살핀다. 또한 그동안 인도주의적이거나 도덕주의적인 차원에서 혹은 급진적인 운동의 차원에서 이루어졌던 장애인 탈시설 논의와 달리 본 논문은 탈시설 이후 최중증발달장애인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사회적 삶이 가능할 수 있는지 경험적으로 살핀다.
핵심되는 말: 장애, 권리, 인간됨, 노동, 실행, 어포던스, 권리중심 중증장애인맞춤형 공공일자리 사업, 최중증발달장애인
지도교수 : 이지은